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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대 문화산책/주옥같은 시

그러다 웃으시네(詩)

by 먼데이타임스 2023. 8. 12.

이종대

 

98세 사돈 어르신 부음 있던 날

큰애가 제 딸 데리고 문상 갔는데

갑자기 터져나오는 통곡 소리

엄마 따라 갔던 열 살배기 손녀가

서글프게 울고 또 울면서 하는 말

우리 할머니는 왜 98세까지 못사셨어요?

5년만 더 사시면 되는데, 되는데, 되는데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곡 소리가 상가 전체를 울리더니

83세 맏상주도 따라 울고 85세 맏며느리 설움에 울고

돌연 상갓집이 울음바다가 되었다

딸에게 그 말 전해 듣고

한 장 남은 어머니 사진

 

눈물을 닦아드리니

어머니 증손녀 처럼 우시네

 

그러다 웃으시네

하늘 나라 공주님 처럼 수줍게 벙그러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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