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mondaytimes.tistory.com
이종대 문화산책/주옥같은 시

거울

by 먼데이타임스 2023. 8. 11.

버스 정류장

먼지로 뒤덮힌 유리 속에

네가 서 있다

폭우로 가지 찢긴 늙은 나무처럼

 

휴지로 닦아보지만

닦을수록 얼룩은 짙어진다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너는 뿌연 형태로만 남을 뿐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뒤로 물러나야 겨우 보이는

물러날수록 가까워지는 너

 

흙탕물에 잠기고 뿌리 뽑힌 나무가

강물 속으로 묻혔다가 고개를 내밀 때쯤

 

747번 버스

발밑에 서있다

 

'이종대 문화산책 > 주옥같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문교  (0) 2023.08.30
버밀리온 클리프스  (2) 2023.08.25
메트로폴리탄 공원  (0) 2023.08.21
그러다 웃으시네(詩)  (0) 2023.08.12
것대산 장승바위  (0) 2023.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