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짐승 덮칠 때 있었지요
왜적의 칼 앞에 부릅뜰 때도
맨발로 상봉재 뛰어오르다
무쇠솥 지게 함께 구르던 날도
누이 손 잡아끌고
단풍 숲에 숨죽이며
대정금 날리는 소리
숨 죽여 들었지요
봉화 넷 올리던 그날
뚫린 듯 터진 빗줄기
속울음으로 악물었지요
뿌리가 뽑히고
돌탑이 흩어져도
끝내
넉넉한 웃음으로 남아
성안길 굽어보지요
청주 것대산 봉수(사진출처: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