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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청주 상당로_카페목간

by 먼데이타임스 2023. 7. 21.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에 있는 카페목간을 찾았어요!

카페목간은 옛 학천탕 건물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저는 학천탕이 뭔지 잘 몰랐는데

같이 방문하게된 대표님께서는 청주의 유명 목욕탕 중 하나라고 하셨어요.

건물 자체가 ‘국립청주박물관’ 등과 함께 2022년 전문가가 추천하는

청주 10대 현대건축물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전통과 역사가 깊은 곳이라는 사실!

 

043-255-3111

이용시간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이용하시기 전에 전화 후 방문해 보세요!

전화문의로 확인

 


학천탕 전경

방문했던 당일날 우중충한 날씨로 옛스러운 분위기가 더 살아난 (?)

전체적인 분위기는 옛날 70-80년대 TV에서만 보던 느낌이라

이런 곳에 과연 카페가? 라는 의문이 살짝 들기도 했어요.

이 건물이 1988년 완공되어 1-2층은 남탕, 3-4층 여탕,

5-8층이 VIP 사우나실이었다고 하는데

지금 들어도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사실 제가 생각하는 목욕탕의 거대한 느낌은 웹툰 하일권 작가가 그린 '목욕의 신' 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거든요 하핫!

하지만, 여기 학천탕이 지금까지도 견고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지!

왜 청주 10대 건물 중 하나로 선정되었는지 배경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만화책의 이미지가 지워졌습니당 ㅠㅛㅠ

 
 

 

목욕하는 공간에 귀여운 테이블과 시그니처 때밀이 그리고 달걀이 이색적인 분위기 출처 google

 

학천탕은 건축의 조형미비중을 더 높인 건축물로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돌아가신 아버지 박학래 사장님께서 (박노석 사장님 부친) 평생 헌신한

아내에 대한 고마움으로 아내 명의로 된 멋진 건물을 지어주시기 위해서

당시 유명했던 건축가 김수근씨를 찾아가 직접 설계를 부탁했다고 하네요.

설계부탁이 쉽지가 않았다고 하는데, 설계를 직접 맡게 된 건축가 김수근씨께서 투병중인

상황에서도 학천탕의 설계를 위한 치밀한 계산과 조형미를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임에도 88올림픽 주 경기장까지 설계하시는데 많은 공을 세우셨지만

1986년 작고하시고, 학천탕과 88올림픽 주 경기장의 완공을 보지 못했다고 하시네요...

 

목욕수건으로 장식한 설치미술 작품과 탈의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내부 인테리어.

 

부친이신 박학래 사장님은 목욕문화를 이끄시다가 작고하셔서

2010년 11월 30일 민주시민장으로 장례가 치러졌고,

지금은 사진으로만 뵐 수 있었습니다

목욕 문화의 쇠퇴와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부득이 목욕탕을 폐업할 당시에 청주 시민들의 아쉬워했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겹치면서 카페 안에 들어갔어요.

학천탕 역시 코로나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폐업했을 당시의 설명을 해주셨어요.

"어떻게하면 목욕탕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래, 카페를 시작하자!"

 

 

그렇게 카페 목간이 시작되었고

내부를 폐업 당시까지 목간통(목욕탕)으로 쓰던 물품들을

마치 예술 작품처럼 설치해

천정쪽으로는 목욕탕에서 사용되던 수건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는데,

이 역시 박노석 사장님의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학천탕 당시 플라스틱 바가지가 나오기 전에 사용했던 나무로 만든 바가지

 

 

목욕탕 열쇠며 지압봉, 모발건조기, 돈통, 입장권 등이 전시되어 있었었요. 소인, 대인, 무료이용권, V.I.P. 권, 목욕 요금계산서, 감사장, 돈 세는 기계 등이 보여, 당시 학천탕이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어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천정에는 때수건으로 보이는 모빌 작품이 걸려 있는 게매우 특이했어요.

체중계며 요금표의 전시까지 ㅡ 민속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

2층으로 올라가니에는 온탕과 냉탕 자리에

온탕에는 붉은색 책상을, 냉탕엔 푸른색 책상을 설치해 놓았는데

왜 이 색으로 하셨는지, 단순히 온/냉탕의 표시는 아닌 것 같았거든요 ㅎㅎ

사장님 말씀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남북이 만나 평화를 추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어요.

 

카페 내부 모습

지금은 카페로 변한 공간엔 손님들이 과거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주로 이용했던 목욕탕을 보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어요.

커플들과 어린 친구들이 종종 눈에 띄었어요.

미래유산인 아름다운 건축물이 그대로 사라지지 않고,

업종을 바꿔 이어서 전통과 현대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온고지신의 올바른 예가 아닐까 싶네요.

요즘 우리의 것, 우리 문화 유산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데

옛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정신 ㅡ 재창조의 과정들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청주의 카페목간을 다녀오고 나니 많은 생각이 스치네요.

한증탕이 변해서 조용한 학습실, 토론실로도 이용되는 카페 내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