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이타임스 2023. 8. 11. 11:13

버스 정류장

먼지로 뒤덮힌 유리 속에

네가 서 있다

폭우로 가지 찢긴 늙은 나무처럼

 

휴지로 닦아보지만

닦을수록 얼룩은 짙어진다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너는 뿌연 형태로만 남을 뿐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뒤로 물러나야 겨우 보이는

물러날수록 가까워지는 너

 

흙탕물에 잠기고 뿌리 뽑힌 나무가

강물 속으로 묻혔다가 고개를 내밀 때쯤

 

747번 버스

발밑에 서있다